엠스토리·2022.11.16헬멧 의무화 폐지 이끈 美 변호사, 정작 본인은 헬멧 미착용 사고로 사망
엠스토리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헬멧 착용 의무화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변호사가 정작 본인은 헬멧을 쓰지 않은 채 모터사이클을 타다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번 사고는 라이더의 안전장구 착용이 생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평생을 모터사이클 라이더의 '선택의 자유'를 위해 싸우며 헬멧 의무화 법안 폐지를 이끌어냈던 미국의 한 변호사가 정작 본인은 헬멧을 쓰지 않고 달리다 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엠스토리가 전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피넬라스 카운티에서 론 스미(66) 변호사와 그의 연인 브렌다 제넌 볼프(62)가 모터사이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교통 체증으로 속도를 줄이다 미끄러졌고, 옆 차선에서 주행하던 픽업트럭의 트레일러와 충돌했다. 스미스 변호사는 현장에서 숨졌으며, 볼프는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사망했다. 부검 결과 두 사람 모두 헬멧을 쓰지 않았으며, 사인은 두부 외상으로 밝혀졌다.
사망한 론 스미스 변호사는 미국 내 대표적인 라이더 권익 단체이자 헬멧 의무화를 반대하는 'ABATE(American Bikers Aimed Toward Education)'의 핵심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1990년대 후반 플로리다주의 헬멧 의무 착용 정책에 강력히 맞서며 관련 단속에 걸린 라이더들을 변호하는 데 앞장섰다.
스미스 변호사는 플로리다주 제2지방 항소법원으로부터 당시 헬멧 의무화법 자체는 합헌이지만, 도로안전자동차부가 법률에 규정된 보호장비 목록을 제대로 공표하지 않았다는 절차적 허점을 찾아내 승소를 이끌어냈다. 이 판결의 영향으로 플로리다주 의회는 2000년, 1,000달러 이상의 이륜차 사고 보장 보험에 가입한 21세 이상 라이더에 한해 헬멧 착용 의무를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엠스토리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 대해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관계자는 "헬멧을 썼더라면 생존했을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생존 확률을 확실히 높여주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로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연구에 따르면 헬멧 착용은 모터사이클 운전자의 사망 위험을 약 37%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현재 미국은 주마다 헬멧 법안이 다르다. 18개 주는 모든 라이더에게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26개 주는 17세에서 25세 이하 운전자에게만 의무를 부과한다. 일리노이, 아이오와, 뉴햄프셔 등 3개 주는 아예 헬멧 착용 의무가 없다.
그러나 규제 완화의 대가는 가혹했다. IIHS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헬멧 착용 의무가 폐지된 이후 라이더 사망률은 25%나 급증했다. 법 폐지 이후 30개월 동안 두부 외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모터사이클 운전자의 수 역시 82%나 늘어났다. 개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변호사의 비극적인 죽음은, 안전장구 착용이 법적 의무를 넘어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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