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토리·2023.07.17예산 늘려도 등록은 바닥… 배달 라이더마저 외면한 전기이륜차의 그늘
엠스토리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전기이륜차 보급 예산을 대폭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규제와 비현실적인 성능 경쟁,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실제 보급률은 바닥을 치고 있으며 특히 배달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온실가스와 소음 저감을 목표로 내연기관 이륜차의 전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엠스토리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전기이륜차 4만 대 보급을 목표로 지난해(180억 원, 2만 대)보다 78% 늘어난 320억 원의 국비 예산을 편성했다. 지금까지 누적 보급 대수가 6만 2,917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지원책이지만, 현장의 공급과 수요는 동시에 얼어붙고 있다.
실제 보급 현황을 보면 괴리가 더욱 극명하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공개된 지난 7월 14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정된 보급 물량 1만 8,412대 중 보조금 접수는 3,724대, 실제 출고는 2,889대에 그쳤다. 특히 정부와 업계가 핵심 타깃으로 삼았던 배달용 전기이륜차의 접수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일반용 접수가 2,719건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배달 업계가 전기이륜차 도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한때 뛰어난 가성비로 주목받았던 전기이륜차가 이처럼 외면받는 이유는 급격히 상승한 차량 가격과 제조 원가에 있다. 업계는 매년 늘어나는 안전 규제와 인증 비용, 사후관리(AS) 확약보험 가입 의무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에는 환경부의 주행거리 및 소음 인증만 통과하면 되었으나, 이제는 전자파적합성과 배터리 안전성 등 추가 규제가 늘어나 모델당 인증 비용만 최소 6,000만 원에서 7,00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대당 10만 원 안팎의 AS 확약보험료와 고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제조사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
비현실적인 보조금 산정 방식도 시장을 왜곡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현재 보조금은 연비와 배터리 용량, 등판 성능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 이 중 등판 성능 경쟁이 과열되면서 실제 도로 환경에 맞지 않는 고스펙 차량들이 양산되고 있다. 국내 도로 구조 규칙상 최대 경사도는 17% 수준이지만,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등판 능력을 100% 이상으로 맞춘 제품까지 등장했다. 이는 국군 K-2 흑표 전차의 등판 성능(60% 이하)을 웃도는 수준이다. 결국 소비자가 체감하기 힘든 과도한 성능 경쟁이 차량 가격만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7월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기이륜차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으나,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라이더 김기형 씨는 "전기이륜차는 주행 중 방전 걱정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매우 불안하다"며, "도심 배달에만 유리한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외에, 일반 전기차 완속 충전소를 전기이륜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엠스토리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전기이륜차 업계 내부에서는 보조금 액수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실효성 없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개발 및 인증 단계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충전 인프라 사용 범위를 넓히는 등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만 고사 직전의 국내 전기이륜차 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기이륜차 제조사들이 겪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인증 수수료 감면 혜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엠스토리의 보도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환경부의 경우 환경공단에서 실시하는 보급평가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반면, 국토교통부의 배터리 안전성 시험 등 관련 인증을 통과하는 과정에서는 제조사들이 상당한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 관련 인증을 공공기관에서 진행할 때 수수료를 일정 비율 할인해 준다면 제조사들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기이륜차 보급의 핵심 열쇠를 쥔 배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라이더 대상의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엠스토리가 전한 업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배달 라이더들이 전기이륜차를 기피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내연기관 모델을 운행할 때보다 오히려 수익성 면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택시나 택배처럼 별도의 전용 번호판을 발급하고, 이 번호판을 부착한 전기이륜차 운전자에게 과감한 보험료 할인 혜택이나 배달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내연기관보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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