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토리·2023.11.01보조금 축소에 품질 논란까지… 전기이륜차 시장, '거품' 빠지며 고사 위기
엠스토리에 따르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급성장하던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이 보조금 축소와 품질 및 AS 문제, 이륜차 시장 전반의 침체가 맞물리며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정부 보조금이라는 달콤한 지원책을 타고 가파르게 성장하던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대당 지급되는 보조금 액수가 줄어든 데다 이륜차 시장 전반의 침체까지 겹치면서 시장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엠스토리가 보도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등록된 신규 이륜차 중 전기이륜차의 비중은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에 신고된 이륜차 최초 사용신고 건수는 총 8만 4,949건이다. 이 중 전기이륜차는 약 6,300건으로 전체의 7%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전기이륜차 신규 등록 대수가 약 1만 5,000대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하락세다. 특히 충전 대기 시간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배터리 교환형(BSS) 모델은 1,800여 대에 머물며 보급이 부진했다. 업계에서는 이륜차 시장의 전통적 비수기인 4분기를 고려할 때, 올해 연간 전기이륜차 등록 대수가 1만 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조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디앤에이모터스가 1,271대로 유일하게 1,000대를 넘기며 1위를 지켰다. 이어 와코가 794대로 2위, 이누리가 524대로 3위를 기록했다. 공유 모빌리티 업체인 더스윙이 477대로 4위, KR모터스가 343대로 5위에 올랐다.
그동안 전기이륜차 시장을 지탱한 핵심 동력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었다. 내연기관 대비 저렴한 유지비에도 불구하고 비싼 차값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을 보조금으로 유인한 것이다. 엠스토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큰 인기를 끌었던 와코의 경형 전기이륜차 'EV6'의 경우, 소비자가격 289만 원 중 225만 원을 보조금으로 지원받아 실제 구매가는 64만 원에 불과했다. 경형 모델은 주행거리와 내구성이 약점이었으나, 뛰어난 가속력과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영세 수입·제조업체들의 잇따른 폐업으로 AS 대란이 발생하고, 중국산 부품 조립 논란과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업체들의 제작 원가는 상승한 반면, 대당 지급되는 보조금은 빠르게 축소됐다. 결국 가격 메리트를 잃은 경형 전기이륜차는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배달 라이더를 겨냥한 소형 전기이륜차 역시 보조금을 받아도 실제 구매가가 100만~200만 원대에 달하는 데다, 짧은 주행거리와 잦은 고장, 느린 AS 처리 속도 등으로 인해 현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시장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에서 무공해차 보조금 총예산은 올해보다 6.5% 감소한 2조 3,988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 중 전기이륜차 보조금은 320억 원(보급 목표 4만 대)으로 올해 수준을 유지했으나,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제조사들은 보급 대수를 줄이더라도 실질적인 구매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대당 보조금 액수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고려할 때 국내 보조금만 늘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영국은 올해부터 보조금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프랑스는 차량 제작 과정의 탄소 배출량까지 평가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새로운 기준을 연말에 도입할 예정이다.
결국 보조금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엠스토리를 통해 "언제까지 보조금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성능과 품질에 가격까지 만족하는 전기이륜차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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