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토리·2023.12.28규제와 불황의 이중고, 다사다난했던 2023년 이륜차 업계의 명암
엠스토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이륜차 시장은 배달 시장의 위축과 고금리 여파에 더해 정부 및 지자체의 전방위적인 소음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23년은 국내 라이더들과 이륜차 업계 모두에게 유난히 혹독한 시간이었다. 엠스토리의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의 특수가 끝나고 고금리와 고물가, 배달 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맞물리면서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여기에 라이더들의 목줄을 죄는 정부의 소음 규제 정책까지 겹치며 업계는 일년 내내 진통을 겪어야 했다.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환경부의 배기소음 규제 강화 시도였다. 환경부는 제작 및 운행 이륜차의 배기소음 허용 기준을 대폭 낮추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배기량 80cc 이하 차량은 86dB, 175cc 이하는 88dB, 175cc 초과 차량은 95dB 이하로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기존의 최대 105dB 기준에 비해 대폭 강화된 수치에 업계와 라이더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규제개혁위원회가 이들의 손을 들어주며 환경부에 재검토를 권고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현장의 혼란은 계속됐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제작 이륜차 배기소음 결과 값 + 5dB' 규정 때문이다. 신규 등록 차량뿐 아니라 기존 차량의 구조변경 시에도 적용되는 이 법안은 초기 시스템 오류와 비정상적인 데이터 등록 문제로 현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엠스토리는 수입사들의 요청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이 오류 차량에 대한 재측정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자체들의 개별적인 이동소음 규제도 갈등의 불씨가 됐다. 광명시를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가 95dB 초과 이륜차의 통행을 제한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라이더 단체인 '앵그리라이더'가 소송을 제기해 광명시의 규제를 철회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최근 서울 종로구가 북악스카이웨이를 타깃으로 삼고 부천시가 행정예고를 진행하는 등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수입 이륜차 인증 절차 강화로 개별 수입 업계의 시름도 깊어졌다. 인증 생략 대수가 줄고 시험 대수가 늘어나면서 비용과 시간 부담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다만 어두운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륜차 정비기능사' 국가기술자격이 신설되는 등 이륜차가 단순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제도권 안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받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도 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한 2023년 대한민국 이륜차 시장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던 국내 이륜차 업계가 2023년 들어 급격한 침체기를 맞이했다. 엠스토리가 보도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이륜차 신규 사용신고 건수는 5만 3,752건으로 전년 동기(7만 1,519건) 대비 약 25% 급감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와 더불어 배달 대행 시장의 축소가 시장 냉각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3분기 누적 신규 등록 역시 8만 4,949건에 그치며 불황의 깊이를 더했다.
특히 상용 이륜차 시장의 타격이 심각했다. 국내 배달 시장의 베스트셀러인 혼다 PCX 125 시리즈(ABS 및 CBS 포함)는 2022년 상반기 1만 5,963대에서 2023년 상반기 8,518대로 등록 대수가 반토막 났다.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일부 수입사들은 재고 해결을 위해 최대 1,000만 원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 할인 카드까지 꺼내 들며 판매량 회복에 안간힘을 썼다.
보조금 축소와 규제 강화에 발목 잡힌 전기 이륜차
가성비를 앞세워 성장하던 전기 이륜차 시장도 벼랑 끝에 섰다. 2023년 3분기까지 등록된 전기 이륜차는 약 6,300여 대로 전체 이륜차 등록 대수의 7% 수준에 불과했다.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을 활용해 충전 대기 시간을 줄인 모델 역시 1,800여 대 보급에 그쳤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4분기 상황을 고려하면 연간 누적 등록 1만 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엠스토리는 전기 이륜차 시장의 침체 원인으로 정부 보조금 정책의 변화를 꼽았다. 대당 지급되는 보조금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졌고, 초기 시장을 이끌던 저렴한 경형 전기 이륜차는 설 자리를 잃었다. 여기에 일부 영세 업체의 부도로 인한 사후 서비스(AS) 문제, 중국산 부품 논란, 배터리 안전성 규제 강화에 따른 제조 원가 상승이 겹쳤다. 정부가 공언했던 배터리 교환형 전기 이륜차 보급 확대 계획과 달리 충전 인프라 관련 예산은 오히려 축소되는 엇박자 행보도 시장 위축을 부추겼다.
정비기능사 신설과 안전검사 도입, 시장의 체질 개선 시동
시장 침체 속에서도 이륜차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기틀은 마련되었다. 지난 2023년 11월 14일 '이륜차 정비기능사' 국가기술자격이 공식 신설됐다. 그동안 정비업에 대한 명확한 자격 기준이 없어 무자격 업체의 불량 정비 우려가 컸고, 숙련된 정비사들 역시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기 어려웠다. 이번 자격 신설로 우수한 정비 인력 양성과 서비스 품질 개선이 기대되며, 향후 정비업 등록 기준 마련 등 후속 조치도 이어질 전망이다.
안전 운행을 담보하기 위한 이륜차 안전도 검사 제도 역시 본격화된다. 관련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2023년 9월 14일 공포됐다. 조향, 제동, 주행 계통과 등화장치, 엔진 및 센서 등 차량 전반의 안전 상태를 점검해 사고를 예방하는 제도로 사용, 정기, 튜닝, 임시검사 등 4가지로 나뉜다. 개정안은 오는 2025년 3월 15일부터 배기량 260cc 초과 대형 이륜차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125cc 이하 소형 분류 추진, 보험료 인하 기대감 상승
라이더들의 실질적인 혜택과 직결되는 배기량 기준 개편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8월 8일, 소형 이륜차의 배기량 기준을 기존 100cc 이하에서 125cc 이하로 상향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125cc급 이륜차가 소형으로 분류된다. 현재 이륜차 보험은 배기량에 따라 50cc 미만(소형A), 50~100cc 이하(소형B), 100cc 초과~260cc 이하(중형), 260cc 초과(대형)로 나뉘는데, 기준이 바뀌면 125cc 이하 모델이 소형B로 재분류되어 라이더들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은 급격한 시장 위축과 전기 이륜차의 부진으로 업계 전체가 힘겨운 겨울을 보냈지만, 정비 및 안전 제도의 정비와 세제 혜택 가능성 등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진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가 미래형 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해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 보급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관련 예산은 대폭 칼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엠스토리가 국회에 제출된 2024년도 예산안을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기이륜차 보급의 핵심인 충전 인프라 구축과 기술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이 크게 축소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23년 11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를 도입해 민간 확산을 유도하겠다고 발표한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구체적인 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인프라 구축 사업의 위축이 두드러진다. 환경부의 2024년도 전기이륜차 교환형 충전기 구축 지원사업 예산은 총 50억 원으로 책정됐다. 지원 대상은 500기로 2023년과 동일하지만, 예산 규모는 2023년의 100억 원에서 정확히 절반으로 줄었다. 보급 목표 대수는 유지하면서 지원 금액만 반으로 깎아버린 셈이다. 기술 개발 분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전기이륜차 공유스테이션 기술개발 및 실증 사업’의 2024년도 예산안은 9억 1,200만 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85%나 급감한 수치다. 엠스토리는 이처럼 필수적인 충전 인프라와 기술 개발 예산이 동시에 삭감됨에 따라, 정부가 공언했던 전기이륜차 시장 활성화 정책이 동력을 잃고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