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토리·2024.12.02생태계 초기화 잔혹사, 전기이륜차 '교환형 배터리 KS 표준' 논란의 실체
엠스토리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이륜차 교환형 배터리 국가표준(KS)이 기존에 구축된 시장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업계에 과도한 비용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 지역에서 운영 중인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의 모습.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국가표준(KS) 정책이 오히려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엠스토리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교환형 배터리 표준화 작업이 이미 수백억 원을 들여 구축해 놓은 기존 전기이륜차 생태계를 뒤흔들며 제조사와 충전 인프라 운영사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표준 미준수 시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방침이 더해지면서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국가표준은 지난 2022년 말 국가기술표준원이 제정한 전기이륜차용 교환형 배터리 팩, 충전소, 전기이륜차 관련 규격이다. 올해는 상호 호환성을 한층 높이기 위한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환경부가 올해부터 교환형 배터리 충전시설 보조금을 집행할 때, 이 KS 표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시설에는 지원액의 70%만 지급하는 감액 제도를 시행하면서 시작됐다.
엠스토리의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이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장에는 KS 표준을 만족하는 제품이 단 하나도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미 국내 제조사들은 독자적인 배터리와 충전 기술을 개발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실제로 2023년 7월 기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전국에 설치된 교환형 배터리 충전소만 해도 1,100개소를 넘어선다. 이 기존 시설들을 모두 새로운 KS 표준 규격에 맞춰 개조하거나 교체하려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수밖에 없다.
특히 대다수가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국내 전기이륜차 업계의 특성상, 이러한 갑작스러운 표준 전환은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배터리 팩과 충전 인프라를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엠스토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인프라를 폐기하고 새롭게 개발에 나설 재정적 여력이 없다"며, 기존 투자금이 고스란히 매몰 비용이 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술 발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 외형 크기 등을 획일화된 표준에 맞추다 보면 제조사 고유의 기술적 차별화나 혁신적인 시도가 가로막히게 된다. 결국 시장에는 성능과 스펙이 대동소이하고 디자인만 소폭 다른 유사 제품들만 난립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국산 전기이륜차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 정책의 엇박자 행보 역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대만 고고로(Gogoro)의 성공 사례 이후 교환형 배터리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다양한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해 왔다. '배터리 교체형 전기이륜차 및 ESS 일체형 배터리 교체 충전스테이션', '배달 업종 대상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 및 안전 향상 서비스 기술 개발', 그리고 2022년 '전기이륜차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기술개발 및 실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어렵게 상용화에 성공한 서비스들마저 이제는 KS 표준 미준수를 이유로 보조금 불이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심지어 KS 표준 제정 이후 발주된 국가 연구 용역에서조차 기존 KS 표준이 아닌 새로운 기술 규격을 검토하고 있어 정책의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시장에서 보조금이 갖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고려할 때,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표준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에 대해 제조사 관계자는 신규 제품 개발과 인증 비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엠스토리는 제도 시행 후 1년이 넘도록 상용 제품이 전무하다는 사실 자체가 현 정책의 비현실성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표준화를 강제하기보다는, 기존 기술과 인프라를 포용하며 자연스러운 전환을 유도하는 유연한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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