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머신·2026.01.15일·유럽·미국 브랜드와 어깨 나란히… EICMA에서 목격한 중국·인도 모터사이클의 무서운 성장세
EICMA 2025에서 일본, 유럽, 북미 제조사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한 중국과 인도 브랜드. 부스 규모와 관람객의 관심도 면에서 이미 주역으로 자리 잡은 이들의 현주소를 현지 취재에 나선 저널리스트 고노 마사시가 전한다.



EICMA 2025 현장에서는 일본, 유럽, 북미의 기존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국 및 인도 브랜드의 기세가 매서웠다. 부스 규모와 주목도 면에서 이미 모터쇼의 주역으로 우뚝 선 이들의 현주소를 현지에서 직접 취재한 저널리스트 고노 마사시(河野正士)의 리포트로 전한다.
자체 브랜드는 물론, 역사 깊은 유럽 브랜드까지 품다
이제 중국과 인도 브랜드는 글로벌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매년 EICMA에서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체감한 변화다. 올해 역시 중국 브랜드의 기세는 대단했다. 자체 브랜드 외에도 Benelli, Morbidelli, Keeway를 거느린 QJ Motor 그룹과 독립 브랜드 VOGE를 앞세운 Loncin은 대형 부스를 마련하고, 신차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최근 급성장 중인 CFMOTO 역시 신모델을 대거 공개하며 유럽이나 일본 브랜드 못지않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다카르 랠리와 세계 슈퍼스포츠 300 챔피언십(WorldSSP300)에서 활약 중인 KOVE 부스도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CFMOTO는 Moto2에 출전하는 '팀 아스파(Team Aspar)'의 이름을 딴 '675 NK GP'를 선보였다.

가변형 윙렛(윙)이 작동하는 CFMOTO의 'V4 SR-RR 프로토타입'.

VOGE의 어드벤처 모델 'DS900X'. VOGE는 이 밖에도 4기통 475cc 엔진을 얹은 슈퍼스포츠 'RR500S' 등을 발표했다.

베네리(Benelli)의 어드벤처 모델 'TRK 602 X'.

BENDA는 다양한 신형 엔진 라인업과 함께 'Chinchilla 500' 등을 전시했다.

일본 시장에서 오프로드 모델로 이름을 알린 KOVE는 4기통 슈퍼스포츠 모델 '650RR'을 공개했다.

QJ MOTOR가 선보인 600cc V4 엔진 탑재 개성파 네이키드 'Equus 600 V4'.

QJ MOTOR의 신형 3기통 어드벤처 'Rhino 900 ADV'.
인도 브랜드 역시 영향력과 글로벌 전략 모두에서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로얄엔필드(Royal Enfield)에 더해, 인도의 거대 모터사이클 브랜드 히어로 모토(Hero Moto)도 부스를 마련하고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차근차근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올해는 노턴(Norton) 브랜드를 전개하는 TVS 모터(TVS Motor)가 자사 브랜드와 노턴을 앞세워 EICMA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또한 BSA 모터사이클(BSA Motorcycle) 브랜드를 보유한 클래식 레전드(Classic Legends)사는 마힌드라(Mahindra) 그룹 산하에서 BSA 브랜드 재건에 나섰으며, 이번 EICMA에서 새로운 콘셉트 모델을 발표했다. 2025년 발생한 KTM 그룹의 경영 위기를 수습한 것 역시 인도의 거대 기업 바자즈(Bajaj)였다. EICMA 2025 현장에는 KTM 그룹과 바자즈 모두 부스를 운영하지 않았으나, 그동안 KTM 그룹의 소배기량 모델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해 온 바자즈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서 향후 KTM 그룹 산하 브랜드의 행보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마힌드라(Mahindra) 그룹 산하 클래식 레전즈(Classic Legends)가 선보인 BSA 모터사이클의 신기종 '썬더볼트(Thunderbolt, 334cc)'.

TVS 산하의 노턴(Norton)은 슈퍼스포츠부터 스트리트 파이터, 크로스오버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전시했다.

BMW G 310 R의 베이스 모델이기도 한 TVS의 'RR310'.

히어로 모토코프(Hero MotoCorp)와 할리데이비슨의 협업으로 탄생한 공랭 단기통 모델 'X440'.
단순 하청 기지에서 글로벌 모터사이클 시장의 주역으로
이들은 단순히 자국 시장에서 덩치만 키운 것이 아니다. TVS와 론신(Loncin)은 BMW와, CF MOTO는 KTM 그룹과 손을 잡았고, QJ 모터와 히어로(Hero)는 할리데이비슨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들은 서구 메이저 브랜드와 함께 엔진 및 차체를 공동 개발하는 것은 물론, 실제 생산까지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유럽 및 일본 브랜드의 디자인을 담당하던 전문 디자인 하우스와 협업하거나, 유명 브랜드 출신의 디자이너들을 대거 영입해 유럽 현지에 자체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은 이제 유럽이나 일본 브랜드와 다름없는 당당한 모습으로 EICMA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는 유럽과 북미, 아세안(ASEAN) 지역 이륜차 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EICMA나 해외 미디어 시승회에서 외국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들 신흥 브랜드에 대한 일본 시장의 반응을 묻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대다수 브랜드가 일본 내 판매 네트워크가 없거나, 있더라도 극히 제한적인 라인업만 선보이고 있다고 답하면, 그들은 "일본은 세계적인 4대 모터사이클 제조사의 본거지이니 충분히 이해한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신흥 브랜드의 영향력이 매년 급격히 커지고 있으며, 라이더들의 관심 또한 매우 뜨겁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메이저 제조사에 뒤지지 않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CFMOTO 부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디선가 본 듯한 카피캣 디자인이나 원가 절감의 흔적이 역력한 디테일로 채워졌던 이들의 모터사이클은 눈부신 진화를 거듭했다. 이제는 EICMA의 핵심 브랜드로 당당히 자리 잡았으며, 행사 이후 각국 미디어의 보도 비중을 살펴봐도 일본이나 유럽 브랜드 못지않은 엄청난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중국은 세계 이륜차 시장의 단순한 '생산 기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탄탄히 내공을 다진 몇몇 브랜드가 이제는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리더로 거듭났다. 인도 역시 글로벌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거대 시장으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 500cc급 모델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흐름이 이를 증명한다. 이번 EICMA에서 엿볼 수 있었던 인도 브랜드들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은, 치열한 자국 시장이라는 레드오션에서 다져진 탄탄한 기초 체력과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등장이 정체된 모터사이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앞으로 어떤 혁신적인 신모델이 등장할지, 또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될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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