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머신·2026.04.23프레디 스펜서가 밝히는 WGP 더블 타이틀의 진실, 1985년 NSR500과 RS250R-W로 정점에 선 '전설의 이면'
AMA에서 세계 무대로 진출해 1983년 WGP500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하고, 1985년 역사적인 500&250cc 동시 석권을 이뤄낸 프레디 스펜서. 혼다 홈커밍 구마모토 2025에서 그가 직접 밝힌 위대한 도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AMA 무대를 평정하고 세계 무대로 진출한 프레디 스펜서. 그는 1983년 최고 클래스인 WGP500에서 '킹' 케니 로버츠를 꺾고 당시 사상 최연소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어 1985년에는 WGP500과 250 클래스를 동시에 석권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수많은 전설을 남긴 그가 '혼다 홈커밍 구마모토 2025'에서 직접 밝힌 도전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짚어본다.
고전했던 1984 시즌, 더블 타이틀 도전을 결심하다
1983년 WGP500 챔피언에 오른 프레디 스펜서. 하지만 이듬해인 1984년 네덜란드 GP에서 머신 트러블을 겪은 직후, 그는 혼다 측에 "500과 250 두 클래스에 모두 도전하고 싶다"라며 뜻밖의 제안을 건넸다.
스펜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500cc와 250cc 클래스 동시 석권은 1973년 야노 사리넨, 1978년 케니 로버츠도 도전했으나 결국 실패했던 영역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더블 챔피언을 목표로 바이크를 다듬어 나가고 싶었습니다. 제 무모할 수 있는 제안에 '해보자'라며 흔쾌히 손을 잡아준 혼다에게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1984년형 NSR500은 일반적인 연료탱크 위치에 챔버를 얹고, 엔진 아래에 연료탱크를 배치한 독창적인 구조를 채택했다. 하지만 잦은 트러블이 발목을 잡았다. 스펜서는 시즌 5승을 거두었음에도 최종 랭킹 4위에 머물러야 했다.
"여러 트러블을 겪으며 불안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두 클래스에 동시에 도전한다는 구상 자체는 훌륭했고, 저 자신과 팀을 믿었습니다. 설령 결과가 나쁘더라도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혼다와 스펜서는 1985년 WGP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신형 NSR500(포뮬러 1 클래스)과 RS250R-W(라이트웨이트 클래스)를 데이토나 위크에 투입해 두 클래스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펜서는 사상 처음으로 슈퍼바이크 규정이 적용된 200마일 레이스에도 VFR750F(인터셉터)를 타고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미국 라이더에게 데이토나 우승은 꿈이자 최고의 영예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데이토나의 가파른 뱅크 구간과 초고속 영역을 견뎌내는 과정은 바이크의 개발과 진화에 필수적인 테스트였습니다. 이곳에서 머신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다면, 2주 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릴 WGP 개막전도 충분히 치러낼 수 있다는 일종의 기준점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NSR500. 수냉 2스트로크 V형 4기통 499cc. 차체 중량: 약 119kg, 최고출력: 140마력 이상. 시즌 총 12전 중 11전에 출전해 7승을 기록했다.

RS250R-W는 수냉 2스트로크 V형 2기통 249cc 엔진을 탑재해 차체 중량은 단 90kg에 불과했으며, 7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스펜서는 1985년 시즌 총 12전 중 10전에 출전해 7승을 기록했다.
완전히 다른 두 대의 머신, 뼈가 부러지는 부상도 꺾지 못한 열정
"500cc 머신과 비교해 250cc는 워낙 가볍기 때문에 브레이킹 포인트부터 코너링 라인, 탈출 가속까지 모든 면에서 차이가 컸습니다. 쟁쟁한 라이벌들을 제치고 우승하려면, 웜업 주행과 사이팅 랩(Sighting Lap)이라는 극히 짧은 시간 안에 제 몸과 감각을 머신에 맞춰 빠르게 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타이어는 지금처럼 성능이 좋지 않았습니다. 20랩을 도는 동안 끝까지 좋은 그립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8랩만 지나도 컨트롤하기 까다로워졌죠. 그런 상황에서 서로 다른 두 대의 바이크 특성을 완벽히 이해하고 제어하며, 주행 중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더블 타이틀을 목표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바이크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었습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저 자신뿐만 아니라 저를 지지해 주는 팬들과 팀원들, 즉 모두가 바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스펜서는 당시 시즌 제2전 헤레스(Jerez)의 웜업 주행 중 전도해 손과 왼쪽 발목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당시 게스트로 현장을 찾았던 혼다 소이치로 씨가 인터뷰에서 '프레디가 넘어져서 다쳤다는데 괜찮겠냐'는 질문을 받자, 뼈가 부러진 상태였음에도 단호하게 '아, 이길 거야'라고 답하시더군요. 저는 손이 너무 아파서 '오늘은 그냥 쉴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출전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그리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습니다.(웃음)"

'혼다 모터사이클 홈커밍 구마모토 2025' 행사장에는 1985년 세계 GP 시즌을 호령했던 두 대의 전설적인 머신이 전시되었다. 왼쪽은 벨기에 GP 우승 머신인 RS250R-W, 오른쪽은 프랑스 GP 우승 머신인 NSR500이다. 무려 40년 만에 자신의 영광을 함께했던 파트너들과 재회한 프레디 스펜서는 감회에 젖은 듯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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