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머신·2026.03.26"Merak은 잊어라" V8 엔진 품고 복원도 수월한 Maserati Bora, 2,000만 엔대 극상 매물이 매력적인 이유?
1970년대 슈퍼카 붐 시절, Maserati Bora와 Merak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아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단연 V8 엔진을 얹은 Bora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최고속도만 해도 Bora는 260km/h, Merak은 고성능 SS 버전조차 245km/h에 그치기 때문이다. Maserati 최초의 양산형 미드십 스포츠카, Bora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1970년대 슈퍼카 붐 시절, Maserati Bora와 Merak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다시 선택하라면 단연 "V8 엔진을 품은 Bora"라고 외칠지도 모른다. 최고속도만 비교해도 Bora는 260km/h에 달하는 반면, Merak은 고성능 SS 모델조차 245km/h에 머문다. 아이들 눈에도 Bora의 완승이다. Maserati 역사상 최초의 양산형 미드십 스포츠카, Bora를 다시 조명해 본다.
Citroën이 원했던 Miura의 대항마
196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은 Lamborghini Miura는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Maserati를 소유하고 있던 Citroën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Citroën은 Maserati의 명목상 사장이었던 Adolfo Orsi에게 "Maserati도 미우라 못지않은 멋진 미드십 스포츠카를 만들어 보라"고 주문했다. 레이싱카 분야에서는 미드십 레이아웃을 다뤄본 적이 있었지만, 양산형 도로 주행용 차량으로 미드십을 개발하는 것은 Maserati에게도 처음이었다. 당시 Orsi 사장이 이 지시를 받고 의욕에 불탔을지, 아니면 부담감에 떨었을지는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어쨌든 Miura보다 5년 늦은 1971년, Maserati는 마침내 Bora를 세상에 선보였다. 알프스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서 이름을 따온 Bora의 디자인은 Ghibli를 디자인했던 젊은 디자이너 Giorgetto Giugiaro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날렵한 쐐기형(Wedge) 실루엣은 Ghibli와 닮았지만, 미드십 특유의 짧은 프런트 오버행과 볼륨감 넘치는 리어 엔드, 그리고 엔진룸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글라스 영역은 미드십 스포츠카다운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Lamborghini Miura에 자극받아 탄생한 Maserati 최초의 양산형 미드십 스포츠카 'Bora'. 총 생산 대수는 535대로 알려져 있다.

Giugiaro가 디자인한 쐐기형 바디는 미드십 레이아웃을 강조하는 리어 글라스 영역이 특징이지만, 이는 훗날 엔진 열 방출에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다.
미드십의 자랑이었던 글라스 영역, 독이 되다
Bora에 탑재된 엔진은 Ghibli의 4.7L V8 엔진을 개량한 것이다. 최고출력 310ps/6000rpm, 최대토크 46.9kgm/4200rpm을 발휘하며, 공식 최고속도는 280km/h에 달했다. 완전히 새로운 엔진은 아니었지만, Citroën이 요구한 '우아한 2인승 미드십' 콘셉트에 맞춰 Ghibli 대비 중속 영역의 토크를 보강하는 세팅을 거쳤다. 이는 Citroën이 제공한 스틸 모노코크 구조에 Maserati가 제작한 강관 서브프레임을 결합한 섀시 특성 때문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승차감을 중시한 설계였기에, 미드십 특유의 날카로운 핸들링 성능은 다소 뒷전으로 밀려난 셈이었다.
Miura와 달리 그랜드 투어러(GT) 성향이 짙었던 Bora는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국 시장에서도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V8 엔진의 엄청난 발열량과 리어 글라스 구조의 조합은 최악의 궁합이었다. 엔진룸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오버히트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다. 이후 미국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며 출력이 저하되자, 1975년에는 배기량을 4.9L로 키워 최고출력 320ps/5500rpm, 최대토크 49.9kgm/4000rpm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열해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이는 후속 모델인 Merak에서 엔진을 V6로 다운사이징하고 리어 글라스 대신 통기성을 개선한 엔진 후드를 채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리어 윈도우 너머로 보이는 4.7L V8 엔진. 후기형 모델에서는 배기량을 4.9L까지 키웠으며, 최고속도는 260km/h 이상을 기록했다.

안락한 착좌감을 선사하는 풀 버킷 시트와 블랙 톤으로 통일한 인테리어는 1970년대 슈퍼카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Ghibli에서 가져온 V8 엔진은 이탈리아와 미국 등지에 전문 복원 업체가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다. 덕분에 리스토어 과정에서 부품 수급 등의 걱정은 덜한 편이다.

프런트 후드 아래의 적재 공간은 실용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실속을 따지는 프랑스인(시트로엥)이 개입한 덕분인지 실용성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의외로 수월한 보라의 복원 작업
중고차 시장을 살펴보면 총 생산 대수가 530대에 불과함에도 실제로 달릴 수 있는 상태로 보존된 보라가 제법 많다. 복원을 제대로 마친 매물도 흔해서, 2,000만 엔 정도면 신차급 컨디션의 차량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반면 고철에 가까운 상태라면 300만~400만 엔 선에서도 매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세라티의 V8 엔진은 생산량이 제법 많았고 섀시 구조도 비교적 단순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에 비하면 복원 작업이 수월한 편이다. 반면 시트로엥의 영향으로 하이드로뉴매틱(유압식) 시스템을 적용해 리트랙터블 헤드라이트를 작동시키는 메락은, 소문에 따르면 그야말로 '악몽의 늪'이라고 한다. 이래저래 보라의 판정승이다.

미국에서 매물로 나온 복원 전의 보라. 마세라티는 의외로 복원 작업을 거치지 않은 매물이 시장에 자주 등장한다.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썼지만, 내구성 좋은 V8 엔진과 웨버 카브레터의 조합, 그리고 정비하기 편한 프레임 구조 덕분에 복원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다.

※ 본 기사는 공개 당시의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실제 내용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